[압구정] 만두집

압구정 갤러리아 웨스트 건너편
언더아머(예전 유니클로 / 옛날옛날엔 맥도날드가 있던 건물)와 SK 텔레콤 사이 좁은 골목에 빼꼼 보이는 빨간 글씨

만두집 _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338

빨간 궁서체 퓔의 누가봐도 만두파는 곳이라 인식할 수 있는 만두집이란 단순 명료한 이름
그 아래 오래된 전화번호만 보아도 이곳의 세월이 짧지 않음을 눈치챌 수 있슴

사실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십년도 더 된 이야기
첫 직장을 다니던 20대 때 갤러리아에 업무상 올 일이 자주 있었는데
압구정 토박이였던 그 당시 나의 상사였던 분이 데리고 가서 알게됐던 곳

미쉐린 / 블루리본 / 망고플레이트 등에 이름을 올림

화려한 압구정의 이미지와 달리 소박했었던 기억의 이곳은
이제는 항상 줄을 서야하는 유명 맛집이 되었슴

스타일리쉬한 멋쟁이 주인 할머니가 카운더에 계셨던 날
평일 저녁 7시반쯤 홀로 갔는데 앞에 3팀 정도 줄 서 있었슴
(웨이팅 리스트 그런거 없슴 / 그냥 문 앞에서 줄을 서야함)

이런 저런 다채로운 그림들이 여기 저기 걸려있는 게 좀 이색적일 수 있는 거 뺴곤
여느 한식집, 칼국수집, 만두파는 가게와 비슷한 모습
수능날이었던 이날 저녁은 내 뒤에 줄 서서 수능 본 얘길 하던 수험생,
내 뒷자리에서 정치 얘기를 목놓아 하던 어르신들,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군상들이 한 곳에서 만두국을 먹고 있었슴

주로 점심을 먹었던터라 저녁에 술자리를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을 보아
만두 전골과 소주의 조합이 꽤 좋을 듯 함

여기저기 창가에 얹혀져있는 메뉴 액자
붓으로 쓴 듯한 정사각형 글씨체 또한 뭔가 무림 고수같은 느낌이 남

만두국 14,-

커다란 만두 6알

보통 여럿이 오면 만두국에 빈대떡도 시키는데 혼자온지라 소박하게 만두국만 시킴
(여기 빈대떡도 엄지척임!!! 추천 추천 추천)

평안도 스타일의 만두국으로 칼국수 국물같은 하얀 국물에 동동 떠있는 일반 만두국과는 다름

반찬은 무생채, 김치 그리고 파 송송 간장장

양지머리를 삶은 육수에 매운 양념으로 시원하고 매콤한 맛을 냄
해장으로도 안성맞춤일 후루룩후루룩 잘 넘어가는 깔끔하게 매운 국물

양념이 바닥에 깔려있으므로 휘휘저어서 국물 좀 빨갛게 만들고 냠냠하면 됨

두툼한 만두피(수제비 느낌)에 꽉찬 만두속

한입에 넣긴 힘든 크기이므로 반을 잘라 입속에 쏘옥
뜨끈하며 매콤하며 담백하며 꾸덕한 만두피로 씹는 질감까지 좋은 나의 애정하는 푸드 중 하나

20221117THUR